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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말

by 판토그라프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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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눈물한방울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이시대에 남기고 싶어

모든 것이 다 오염되고 고갈되어도

우리에게는 최종의 물이 남아있다

눈물이라는 자원이다

어머니의 눈물 영하 50도의 황제펭긴 같은 아버지의 눈물

누군가가 날 위해 흘린 사랑과 우애의 눈물이다

그런 물을 받는 물독대가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

우리는 마법에 걸려 

개구리가 변신한 동굴속 왕자와 같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서 한방울의 눈물을 흘려줄 것을

기다리면서 평생 살고 있는것이 아닌가

 

밑줄

누구나 독서를 하지만 나는 요령이 있다

어디에 밑줄을 쳐야 하는가를 안다

그러다 보니 관계없는 책들을 읽어도 엮을 줄 안다

말로 읽어도 되로 밖에 못 내놓는 사람이 있지만

되로 읽고 말로 내놓을수 있는 사람이 있다

나도 그중 한명이다

읽으면서 이책 저책을 꿰어 놓는다

 

죽다

한국인은 유난히도 죽겠다는 말을 잘쓴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

직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첫마디가 대개는 "피곤해서 죽겠다"이다

좋아도 죽겠다 하고 우스워도 죽겠고, 재미있어 죽겠다 라고

말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심지어 죽는 것은 생물만이 아니다

시계도 죽고 불도 죽고 맛도 죽는다

우리가 죽는다는 말을 잘쓰는것은

그만큼 죽다란 말이 살다란 말과 잘대응이 되는 것이기에

정지와 더 이상 계속될수 없는 극치의 넓은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것이다

 

의심

누구난 어렸을때는 질문을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갖는다

하지만 점점 자라면서 더 이상 묻지 않는다

더이상 신기한게 없고

어제 뜬 태양이 오늘도 뜬다는 것을 당연시하고

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을 바보로 생각한다

하지만 기억하라 

의심 많은 바보가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을...

 

물음느낌표

내인생을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고가는 삶이었어

누가 나더러 "유식하다 박식하다"고 할때마다 거부감이 들지

나는 궁금한게 많았을뿐이거늘 모든 사람이 당연하게 여겨도

나 스스로 납득이 안되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오가는것이 내 인생이고 그사이에 하루하루의 삶이 있었지

어제와 똑같은 삶은 용서할 수없어 그건 산게 아니야

관습적 삶을 반복하면 산게 아니지

내가 만약 유럽에서 태어났고 누군가 내게 우리 가문의 문장을 만들다고 했다면

"물음느낌표"로 정했을거야

"왜?" "어떻게?" 하는 물음표가 있어야 "아!" 하고 무릎을 탁 치는 느낌표가 생기지

물음표가 씨앗이라면 느낌표는 꽃이야

 

우리

우리(we)라는 우리(cage)에 갇혀 버리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어요

같은 동질성에 갇히지 말고 다양성을 접해라

 

모험

난 별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낯선 곳에 가면 괜히 슬픔이 밀려와요

고개 한번만 돌리면 언덕 하나만 넘으면 내 평생 보지 못했던 어떤거리

어떤사람들이 있을텐데 그걸 다 못보고 지나쳐 가는구나

그런 아쉬움이 나를 끊임없이 방황하고 지치게 해요

집이 책으로 넘치는데 지금도 자꾸 책을 사요

그걸 다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련만 책장하나를 넘기면 만나게 될 새로운 세상

그걸 놓쳐 버리는게 너무 아쉬워서

 

심해

바다의 파도가 바다일까?

아니면 심해 밑바닥이 바다일까?

사람들은 바다 표면에서 그때그때 이는 파도를 바다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진짜 바다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의 밑에 있어요

침묵하고 어둡고 스스로 빛을 발하지 않고선 짝을 찾지도 못하는 

심해어들이 사는 그 해저에 진짜 바다가 존재하는 것이지

겉을 보지말고 현상의 본질을 바라보라

 

사랑

사랑은 관찰이 아니다 잠수다

강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고 그냥 뛰어든다

재거나 따지지 말고 내가 처한 상황이나 내곁에 사람한테 와락

안기는 생의 적극성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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